내면의 소리

소네트, 순결한 눈꽃

지초의 향기 2017. 1. 21. 01:57



      



설중복수초, 2016년 2월26일. 남양성모 성지



눈 내린 날


봄을 알리는 꽃

복수초, 대한에 바라보는 봄꽃


폭설이 내려 하얗게 눈 쌓인 도심

창문 너머 봄을 꿈꾼다.



소네트


프란츠 카푸스


나의 생명을 뚫고 한탄도 없이, 비탄도 없이,

칠흑같이 어두운 우수가 떨고 있구나.

나의 꿈들의 순결한 눈꽃은

나의 고요한 날들에 바치는 축성식.


그러나 때로는 크나큰 의문이

나의 노정에 교차되는구나.

나는 작아져, 감히 물결조차 재어볼 엄두도 못 내며

호숫가를 그저 차갑게 스쳐 지나갈 뿐.


그러고는 슬픔이 내게로 와 가라앉는구나.

빛이 주린 여름밤 회색처럼 그렇게 흐린 채로,

별 하나가 그 사이로 반짝일 뿐,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며.


나의 두 손은 사랑을 찾아 헤메는구나.

나의 뜨거운 입으로는 찾아낼 수 없는 노래를

기도 드리고자 하기에... .



복수초, 2016년3월23일. 천마산



크고도 내적인 고독

자기 자신 속으로 들어가 몇 시간이고 누구와도 만나지

않을 수 있어야만 합니다.


고독이 자라는 것은

소년이 성장하듯 고통스러우며, 봄이 시작되듯 슬프기 때문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2017.1.20.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