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소리

나날 속에 굶주리는

지초의 향기 2017. 11. 8. 23:47





선운사의 가을(2016년)



한순간, 한 번도 노래에 들어가지 못한 것들이

주저하며 내 노래 안으로 걸어 들어온다.



나날 속에 굶주리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날 속에 굶주리는 가난한 말(言),

그 초라한 말을 나는 좋아한다.

나의 향연에서 색채를 선사하면

말들은 제각기 미소 지으며 차차 기쁨을 띤다.


초조하게 제 속으로 움츠렸던 본질도

모두의 눈에 띄게 명료히 힘입고

한 번도 노래에 들어가지 못한 것들이

주저하며 내 노래 안으로 걸어 들어온다.



2017.11.8. 수. 



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