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소리

연둣빛 물결

지초의 향기 2018. 5. 17. 02:22

 

 

 

 

 

은난초

 

 

자연과 생명과 진화의 세계는

흑백의 논리가 아닌 무지개의 논리로 보아야 한다.

 

- 문장의 온도에서, 이덕무 -

 


카네이션 디퓨저

 

芝草 


어머니 사진 앞에 놓아드린

카네이션 디퓨저
다소곳하게 피어 있다

코끝에 이는 향기 은은하게 맴돌아
어머니 가슴에 안긴다

어릴 적 모습 꽃잎 사이로 스며들어
그대로 펼쳐놓으니
언제나 머물러도 좋은 자리

든든한 울타리였지


자신보다 먼저였던 여린 자식들
피워내려는 길고 긴 여정 젖어 드는 속내
쉼 없이 품어 올린 나날들
오로지 외줄 타기 사랑이었지

눈앞에 흐려지는 어머니
꽃향기 그득히 채워 불러 모은다


먼 나라 바람 타고 오셨을까
눈을 감아도 가까이 머무는 냄새
붉게 피어오른다

 

2018. 5. 16.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