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소리

안개에 잠긴 마음

지초의 향기 2018. 9. 18. 00:44

 

 

 

 

 

정읍 국사봉

 

안개에 잠긴 하루

허우적거릴수록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마음

그 아우성 위로 안개비가 내린다

 

 

 

최분임

 

웃음이 잦아드는 동안

네 눈빛에서 울음이 밀려 나왔어

누군가를 떠나왔다는 것은

제 늑골 아래 사원에 드는 일

마음보다 멀리 나가 서성이던 발자국이

풍경소리를 냈어

몸에서 꺼내 쓰는 연장 같은 종종걸음으로도

걸어 잠그지 못하는 삶의 동작들이

요사채 댓돌 아래 풀처럼 돋아났지

스미지 않던 웃음소리

절간 허기처첨 떠돌았어

 

웃음이 다 마르고도

생각의 옆구리를 빠져나가는

마음 사태를 넌 어쩔 줄 몰라 했어

등을 지고 다른 곳을 바라보는 동안

풍경은 몇 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뒤척였지

깊은 물길, 마음이 낸 길을 들여다보라고

그 길을 걸으라고 간절한 끈을 움켜쥐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어

잘 삭은 가을빛만 손에 쥐고

 

 

2018.9.17.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