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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이 생긴 것이다내면의 소리 2018. 8. 30. 23:16
대부도 미인송(밀물 때만 호수처럼 물이 차 반영이 예쁜 곳이다. 물때를 잘 맞춰가야 볼 수 있다)
순수한 소리
맑은 소리가 그리운 날
모두를 포용하는 바다가 그립다
거미줄
이동호
누가 급하게 뛰어든 것처럼
내 방 벽 모서리에 동그랗게 파문 번진다
물속에 잠긴 것처럼 익숙한 것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바깥의 누군가가 이 눅눅한 곳으로 나를 통째로
물수제비 뜬 것이 분명하다
곧 죽을 것처럼 호흡이 가빠왔다
삶의 밑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나는 나조차도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잠든 사이 창을 통해 들어온 거미 덕분에,
내게도 수심이 생긴 것이다
2018.8.30. 목. 수업 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