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물, 봄을 기다리며내면의 소리 2019. 1. 23. 21:22
얼레지
모데미풀
들바람꽃
봄물
베란다 종이 상자 안 감자 서너 개
겨우내 때 이른 봄을 올리고 있다
물 한 모금 없는 메마른 방에서
비좁은 틈 비집고 새순을 띄웠다
맴도는 한기가 움츠린 새봄을 기웃거린다
새싹마다 봄빛에 가녀린 몸짓
키재기 바쁘다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태세
고개 내민 표정은 제철을 잊었다
보랏빛 줄기 끝자락에 올린 연초록 잎들오밀조밀 야무진 봄날
가진 거 다 내주어 주름진 어미의 가슴앓이를 알고 있을까
끝까지 손잡아 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 섣부른 봄맞이를 걱정한다
쭈글쭈글갈수록 기력은 쇠잔해져
희미하게 들려오는 환청
푸른 싹들이 어미의 살을 파먹고 있다
'내면의 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족 나들이, 제부도(휴대폰 사진) (0) 2019.02.06 미덕의 의무 (0) 2019.01.29 We all lie, Sky캐슬 주제곡(하진) (0) 2019.01.23 물보라 (0) 2019.01.18 안개바다 (0) 201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