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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포 여행기(중국 사진 출사, 6박 7일)
    내면의 소리 2017. 12. 8. 20:33




    하포 여행기



    홍수림, 호수의 풍경



    하포

    -중국 사진 출사

      

      하포 가는 길. 차창 너머 풍경은 남으로 내려갈수록 초가을의 농익은 초록 위로 빠르게 이동한다. 겨울에서 가을로 이어지는 장거리 여정은 이국의 풍경 속으로 출사지에 대해 바람을 실어 꿈결처럼 피어난다. 황금 들녘을 스치며 지나갈 때는 한국 농촌의 풍성한 가을이 아련히 잠겨 흐르고 있었다. 일주일 머물 곳으로 왔을 때는 초봄의 파릇한 풀잎들과 진한 초록의 나뭇잎들이 반겨준다. 몇 시간 만에 계절의 담을 넘어 다른 세상에 온 것이다

      

      바닷가 하포는 출사 내내 이슬비 내리고 흐린 날이 많았다. 사진 동호회원들의 일정이기에 날씨에 민감하였다. 날이 좋기만을 고대하는 바람만큼 어쩌지 못하는 상황 앞에 고개 떨구어도 혹시나 날이 좋아지기를 고대하는 마음이었지 싶다. 이곳 바닷가는 연중 내내 비가 내린다고 한다. 바람 불고 음산한 초가을 날씨는 겨울처럼 춥기까지 하였다.
      하포에 도착하는 날부터 비가 내렸다. 비 내리는 날은 아침저녁 일출 일몰 대신 민속 마을을 방문하여 원주민들의 일상을 바라보며 그들의 삶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지는 흐린 날에는 자연과 사람, 그 속에 어우러져 하나 되어 순리대로 살아가는 원주민 일상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삶의 그림자는 길었다. 양식장이 일터인 삶, 획일적인 삶에서 긴 세월 그들만의 인고가 아닐까 싶다. 또한, 묵직한 날씨만큼 표정을 쉬이 드러내지 않는다. 지나가는 이방인도 무표정으로 바라볼 뿐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구릿빛 작은 얼굴과 왜소한 체구가 무언의 소리를 들려준다. 등 굽은 노인의 뒷모습에서 어릴 적 외할머니를 떠올려봤다.




    양가계, 원주민 부부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한다. 빛이 발하는 순간, 모두는 다른 모습으로 신비롭게 빛의 축제로 이어지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찍으려는 사진가들. 빛을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출사 중 이틀은 맑은 편이라 일정 중 일출 일몰을 바라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하포는 우리나라 읍 정도 크기로 생활상은 어릴 적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 풀어 키우는 토종닭들과 개들이 오가는 모습을 한동안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자유로이 오가는 모습들이 사랑스럽다가는 곳마다 호기심보다 정감 어린 풍경에 마음이 끌린다. 평화롭고 고요한 바닷가, 안개 뿌옇게 스민 마을은 조용하다. 자연과 하나로 살아가는 그들만의 여유로운 일상이 잔잔하게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포는 여행지가 아닌 사진을 찍기 위한 촬영지로 유명한 바닷가다. 여행객보다 국내외 사진가들이 찾는 지역이라 가는 곳마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귀에 익히 들려온다. 사진가들은 작품을 담기 위한 열기 또한 정적으로 흐르고, 각자 원하는 곳을 찾으려는 이동만이 분주하다. 더 좋은 작품을 얻기 위한 정열의 소리가 아닐까. 단체 출사로 한 곳에 머무는 시간이 한정되어 바삐 움직여도 늘 시간에 쫓기어 뛰면서 카메라 장비를 챙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떠날 때는 아쉬움이 남아 머문 자리를 뒤돌아본다. 욕심이 아닐까 자문도 하며 위안해 본다. 사진 출사는 현지인의 안내로 그날그날 일정에 맞게 순조로이 보냈다.

      끝없이 펼쳐진 김 양식장과 일손 실은 조각배, 김발 버팀목으로 사용된 수많은 대나무. 옅은 황톳빛 바다 위에 수놓은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 아침 빛으로 바라본 양식장, 일터의 원주민들 작업 도구와 작업복 색감이 어우러져 빛으로 엮어진 풍경은 사진가의 시선을 끈다. 날이 맑다는 소식을 듣고 몰려든 중국 사진가들과 우리 일행들, 삼각대 위에 장착한 카메라와 렌즈 앞에 선 사진가들의 모습은 진지하다. 하늘이 열리고 구름 사이로 해가 떠오르면서 붉은빛으로 물든 풍경 앞에 탄성을 자아내는 등. 모두는 하나가 된다.




    북두의 아침, 어부들의 일상


     

      출사지에서 사진가는 날이 좋으면 새벽부터 움직여서 아침 일출을 보고 낮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빛이 강해 사진을 찍지 않는 편이라 쉬거나 이동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그 이후로는 일몰과 야경을 찍는다. 이어 어두운 하늘에 달과 별까지 담아야 하는 강행군을 한다. 숙식 또한 상황에 따라 잠시 몸을 뉘어 쉴 수 있는 곳이면 좋고, 음식은 최소한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부족한 수면은 차에서 이동할 때 채우고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는 등. 야전 군인다운 생활을 한다. 좋아서 길 찾아 나선 길, 사진가의 길은 본인이 선택한 숙명이 아닐까 한다. 사서 고생하는 길이지만 참고 견딜 수 있는 것은 수시로 변하는 자연의 찰나 이동, 그 비밀 주머니 속에서 신비를 보기 때문이라 감히 말해본다.

      하포에서 숙식은 비 오고 흐린 날이 많아 호텔에서 머물며 쉬는 시간이 많았고, 음식도 여유롭게 식당에 앉아서 즐겼다. 그 나라 고유의 맛과 향이 달라 특히 기름에 볶고 튀기는 요리가 보통인 중국 음식이라 미각을 돋우는 것보다 느끼하고 향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현지식이기에 맛을 보며 먹으려고 하였다. 일행 중 몇 분은 현지 음식에 적응을 못 하여 컵라면으로 식사마다 드시고 한국에서 가져간 고추장과 김, 김치 등을 드신다.

      야자수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었으며 했으나 외진 곳이라 과일이 잘 보이지 않았고 식사에 후식으로 과일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양식으로 거둔 해산물 종류가 다양하고 풍성하여 희귀한 어패류가 많았다. 음식은 맵지 않고 간은 싱거운 편이었다.

     



    둥그란 어장




      하포는 우리보다 시차로 한 시간 늦은 곳에 있으며 날씨는 한 달 늦은 기온으로 다니기에는 좋은 날이었다. 가는 길은 비행기로 2시간 타고 상해에 도착하여 고속 열차를 타고 4시간 30분을 달려서 이어 버스로 한 시간 이동한 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광활한 대지의 흐름은 멀고도 멀었다. 오가는 길에서 본 중국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개발도상국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주변이 산만하고 높은 건물들이 건축되는 현장 또한 중국의 내일은 예측할 수 없겠지 싶다. 대국의 하루는 눈부시게 활기차다.

      집으로 오는 길, 이국의 풍경과 일상을 담은 일주일의 선물은 카메라 메모리 카드에 가득 저장되어 무거움을 가늠할 수 있을까. 뿌듯한 출사였다. 설렘으로 다시 풀어보는 기억들, 사진은 오래 남겠지.




    동벽 어장



    6박 7일 일정표


    20일. 저녁 하포 도착. 삼사 마을. 숙박
    21일. 화죽 비 오는 일출 촬영.오후 반월리 마을 여자 모델 촬영 만두산 부근 숙박.
    22일. 만두산 일출. 사강 S자 배 나가는 것 촬영. .오후에 산 위에서 소호 일몰.백사장 모델 촬영. 하포 숙박.
    23일. 북치 일출 촬영. 양가계 소 끌고 가는 것 촬영. 오후에 모래톱. 동그란 어장 촬영. 하포 숙박.
    24일. 동벽. 다리 위에서 모델 촬영. 휘날리는 그물 촬영. 오후에 홍수림. 호수에 나무있는 곳 촬영. 하포 숙박.
    25일. 북두. 일출 보러 갔다가 돌아와서 상해로 출발. 저녁에 상해 와이탄 구경.상해 숙박.
    26일. 한국으로 귀국




    반월리 마을의 원주민 한 여인, 베틀 앞에서



    하포

    - 중국 사진 출사

    바닷가
    끝없이 펼쳐진 김 양식장
    대나무는 김발 버팀목 되어
    우뚝 선 이방인

    가는 곳마다 기상 당당하니
    공존하는 바다는 별천지


    동행의 길
    추상화 한 편 카메라에 저장되어
    새로이 다가오는 바다는 화선지 된다.




    북두의 일출



    출사지에서 하루

    북두에서 유일하게 일출을 보았다.


     2017.11.20.~11.26.67일 출사를 마치고. 芝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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